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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종에 대하여 외

수상록 선집

미셸 에켐 드 몽테뉴|고봉만

책세상 출판|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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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가격정보
전자책 정가 7,100원
구매 7,100원+3% 적립
출간정보 2020.11.17|EPUB|22.4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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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정심이 비아냥거리인 시대에 몽테뉴는 이렇게 썼다
“우리야말로 모든 야만스러움에서 그들을 능가한다”

몽테뉴도 역병의 환란을 겪었다. 흑사병이 창궐하여 영지 인구의 절반과 평생의 친우였던 에티엔 드 라보에시를 잃었다. 환란은 역병뿐이 아니었다. 같은 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죽이는 종교전쟁이 몽테뉴의 일생 내내 계속되었다. 몽테뉴는 고립된 이들이 죽은 이의 시체를 먹으며 삶을 잇는 것을 보았다.
그때는 또한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정복 전쟁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다. 유럽인은 각자 자신이 신대륙에서 보고 들은 것에 대해 목소리 높여 떠들었다. 그러나 당시 그곳은 미지의 세계였다. “나는 세계지도를 보았다네. 그러곤 깨달았지. 기독교를 충심으로 받드는 지역이 세계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일세”(에라스무스). 신대륙 원주민들은 ‘잔인하고 야만적인 식인종들’이었기에 정복과 교화의 대상이었고, 유럽인은 이들을 멸시하고 하찮은 존재로 여겼다. 이렇게만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학살과 착취가 있었다.
동정심이란 사치이자 비아냥거리인 시대였다. 그러나 몽테뉴는 이렇게 썼다. “우리야말로 모든 야만스러움에서 그들을 능가한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아메리카 발견에서 비롯된 지리적 인식 확장은 유럽 사회에 커다란 문화적 충격이었다. 몽테뉴 역시 꽤 오랫동안 혼란과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신대륙의 이야기를 폭넓게 접하면서 몽테뉴는 익숙하게 여겼던 것들을 다르게 바라보는 법을 인식하게 되었다.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를 마주한 몽테뉴의 태도에 주목할 만하다. 신대륙의 부富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몽테뉴는 무엇보다 야만인, 미개인, 식인종이라 불리는 원주민들에 관심을 두고, ‘타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에 천착했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사는 고장의 사고방식이나 관습, 그리고 직접 관찰한 사례를 제외하면 진리나 이성의 척도를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하면서, 자민족중심주의가 지닌 편협함, 배타성, ‘애처로운’ 우월감을 비웃는다.
몽테뉴가 가장 혐오한 것은 자신의 독단에 갇히는 것이다. “자신의 경향에만 사로잡혀,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을 변화시키지도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친구가 될 수 없으며 자신의 노예가 될 뿐인 것이다.” 타인과의 대화는 우리를 독단과 아집의 위험에서 구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자신과 다른 존재, 즉 타인을 대화의 대등한 상대로 인정하고 선입관이나 편견 없이 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생각, 풍습, 독특한 행동이 지닌 무한한 다양성에 대해 몽테뉴가 보여준 호기심과 열린 태도에서 그 밑바탕이 되는 다음과 같은 정신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조금은 과장된 말일 수 있으나 나는 모든 인간을 동포로 생각한다. 폴란드인도 프랑스인과 마찬가지로 포용하며, 같은 국민으로서의 결속을 모든 인간에게 공통되는 보편적인 결속 다음에 둔다. 나는 내가 태어난 고장의 감미로운 공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나에게 새로 생긴 지인知人들은 이웃에 살아서 우연히 알게 된 지인들만큼이나 가치가 있다. 노력해서 얻은 친구들은 대개 지연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친구들보다 더 우위에 있다. 자연은 우리를 자유로운 존재이자 얽매이지 않는 존재로 이 세상에 내놓았는데, 우리가 스스로를 좁은 곳에 가두어버리는 것이다.”
몽테뉴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종교전쟁 속에서 보냈고, 증오와 잔혹, 살육과 파괴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대와 동정심이나 동포애가 비아냥거리인 세상을 살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는 실로 놀라운 발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평생 세계 곳곳에 깊은 관심을 두었던 여행의 대선배, ‘세계 시민’ 몽테뉴가 우리에게 건네는 지극히 옳은 전언이다. 이 인용문 속에는 타자를 환대하고 배려하는 몽테뉴의 탁월한 통찰이 담겨 있다. 몽테뉴의 이야기는 곧 정신과 사고의 연속성 속에서 바라보아야 할, ‘타자’에 대한 초대이자 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식인종에 대하여 외]

들어가는 말
제1권 30장 식인종에 대하여
제3권 6장 마차들에 대하여
제1권 36장 소카토에 대하여
제1권 50장 데모크리토스와 헤라클레이토스에 대하여
제2권 19장 신앙의 자유에 대하여
제3권 11장 절름발이에 대하여
해제 ─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저자소개

16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사상가이자 모럴리스트. ‘에세이’라는 글쓰기 장르의 원조라 할 《수상록》을 남겼다.
1533년 프랑스 서남부 도르도뉴에서 태어났다. 교육열이 높은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가정교사에게 맡겨져 라틴어를 모국어처럼 익혔고, 6세 때 보르도 인근의 기옌 학교에 입학해 중학 과정을 마쳤다. 16세 무렵부터 툴루즈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후 1556년경 페리괴 조세재판소의 법관에 이어 1557년 보르도 고등법원의 법관으로 일했다. 1558년 《자발적 복종》을 쓴 철학자이자 법률가 에티엔 드 라보에시를 만나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누었으나 1563년 페스트로 그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1568년 사망한 아버지 피에르의 뒤를 이어 몽테뉴 영주로서 영지를 상속받았고, 이듬해 스페인 신학자이자 철학자 레몽 드 스봉의 《자연신학 또는 피조물의 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발간했다. 아버지를 잃은 지 얼마 안 되어 남동생 아르노가 운동 경기 중에 입은 부상으로 요절한 데다 몽테뉴 자신이 낙마 사고로 죽을 뻔했다. 1570년에는 첫아이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몽테뉴는 보르도 고등법원 재판관의 딸 프랑수아즈 드 라샤세뉴(1545~1602)와 결혼해서 딸 여섯을 낳았지만,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찍 죽었다.
공직 생활에 부담과 환멸을 느껴 1570년 37세로 보르도 고등법원 법관직을 사임하고 이듬해 초쯤 자신의 성으로 돌아와 독서와 글쓰기에 몰두했다. 1572년경 집필을 시작한 《수상록》의 초판은 1580년 보르도에서 출간되었다. 그해 신장결석을 치료할 겸 여행길에 올라 스위스, 독일을 거쳐 이탈리아에서 오래 머물다 1581년 말에 몽테뉴 성으로 돌아오는데, 이 경험을 기록한 일기는 몽테뉴 사후에 발견되어 1774~1775년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보르도 시장으로 선출되어 일했으며, 두 번째 임기에는 종교 전쟁과 페스트로 피난을 떠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그동안 가필과 수정을 거듭해온 《수상록》의 3권 107장에 이르는 신판을 1588년에 간행했고, 1590년에는 관직을 맡아달라는 앙리 4세의 요청을 건강을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다. 1592년 자택에서 중증 후두염으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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