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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아페르타

가하 출판|2020.11.03|8완결

9.2(14명)

서평(2)

시리즈 가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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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뭐가 문제야? 남주 같은 건 바꾸면 되지!”

여동생이 쓴 소설, 이렇게 진행하면 인기 없어! 잘 진행되던 이야기를 중간에 자신이 파투내는 바람에 본격 남주가 체인지되고, 그 소설은 대 to the 박!

하지만 이게 뭐야!
눈을 떠보니 내가 그 소설 안에 있고,
거울 속 이 미녀는 바로바로, 이제는 조연이 되어버린 미래 폭군의 누나 ‘알리시아’!

여조도 악조도 아닌 몇 줄 안 나오는 비중 없는 캐릭터로, 부귀영화는커녕 이리저리 치이다 폭군(예정)남동생이랑 같이 목이 잘리게 생겼다!

내가 어쩌자고 그런 소릴 해가지고, 이제 와 혀를 자를 수도 없고…….

안 되겠다! 살아날 길은 이 소설을 벗어나는 것뿐!!
결국 몇 줄 안 나오는 남주의 친구인 상인을 꼬셔 이 나라를 뜨기로 한다.

그. 런. 데.

막상 밤을 함께 지낸 후 보게 된 남자의 외모가 심상치 않다.

“어, 어젯밤엔 분명 그 이름 말고 다른 이름으로 들었던 것 같은데. 으음, 뭐라더라. 라, 란슬롯 님이랬던가.”
“아, 그거 내 친구.”
“…….”
“왜, 문제 있어?”

저기요.
문제가 있냐고? 많지, 많다마다.

……남주가 왜 내 침대에서 나와!

미리 보기

화려한 축제의 밤이 저물어갔다. 두툼한 창문 너머에서 타닥타닥 불꽃이 반짝였다. 꼭 꿈을 꾸는 것 같다.
아스라하게 번지는 붉은 빛을 바라보던 알리시아의 뒤에서 커다란 손이 뻗어와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딴생각할 시간이 있고?”
“흐읏.”
남자는 집요했다. 곱게 허리만 감고 있기에 남자는 이 방면으로 한계가 없었다. 익숙하게 파고드는 사내로 인해 알리시아의 반듯한 미간에는 가느다란 주름이 졌다.
“그, 그만요.”
“그만?”
그가 그 말의 의미를 모르는 것처럼 아니, 가소롭단 웃음을 감추고 되물었다. 여기까지 와서 웬 내숭이냐, 그런 뜻일까?
이제 그는 그녀를 완전히 제 취향대로 돌려 눕혔다. 이 방에 들어서고부터 한 번도 그녀를 놓아준 적 없는 단단한 손아귀는 그녀의 간청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다.
포기해. 느른한 웃음과 함께 그녀의 귓바퀴를 질근거렸다.
‘가만, 가만.’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버릇인데.
알리시아가 저도 모르게 주춤했다. 온통 그에게 취해 정신이 빠져 있는 와중에 어떻게 그 생각이 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하아.”
순간적으로 그의 긴 숨소리가 뒷목을 간질였다. 아마 그녀가 방금 전 잔뜩 힘을 준 채 멈춰 있었던 여파인 듯했다. 별로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알리시아가 뒤늦게 고개를 저었지만 그는 도전이라도 받은 것처럼 그녀의 다리를 눌렀다.
‘어어?’
나 이거 아는 거야.
귀를 질근거리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렇게 다리를 뒤에서부터 쓸어 꼼짝도 못 하게 눌러놓는 것은 짚어봐야 했다.
친구끼리는 이런 것도 닮는 건가? 그녀가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별로 그런 사람 같진 않았는데.’
물론 그녀는 어디까지나 순결한 몸이었다. 남자들의 잠자리 버릇을 비교할 만한 경험은커녕 키스조차 오늘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건 몸에 한정된 것이고 머리는 달랐다. 남자의 모든 버릇을 어디서 읽어보기라도 한 듯한 느낌이 들어 의아했다.
“저기 말이에요, 흐읏.”
여자가 딴생각을 할 만한 여유를 가진 것에 남자는 심기가 사나워졌다. 그가 그녀의 골반을 강하게 눌러 잡고 그 모든 여유를 앗아가버렸다.
알리시아가 무슨 말을 하려 몇 번이고 입술을 열었지만 나오는 것은 꽉 깨문 신음뿐, 더 이상은 그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끝나지 않는 밤 너머로 폭죽 소리가 사방을 뒤덮어갔다.

◇ ◆ ◇

‘아, 죽겠네.’
새벽빛에 눈을 찌푸린 그녀가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조금만 더 잤으면 싶다가도 온몸이 결려 그럴 수가 없다. 조금은 거친 침구의 감촉에 드디어 살며시 눈을 떴다.
“아…….”
그제야 어젯밤 일이 완벽하게 떠올랐다. 몰래 궁을 나와 기사들의 승전파티가 열리는 이곳까지 숨어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를 찾아내 하룻밤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살다 살다 이 얼굴 덕을 다 보네.’
알리시아는 톡톡 자신의 뺨을 두드렸다.
말이 쉽지, 남자라고 해서 처음 보는 여자와 무작정 침대에 뛰어드는 것이 어디 보통 일인가. 뭐, 어젯밤 남자의 열기를 봐선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으으응.”
일어나려 뒤척이는데 온몸이 얼얼했다. 왜 안 그렇겠어. 마지막에는 기억이 없다 싶을 만큼 정신이 까무룩했으니 몸이라고 견뎌냈을 리가 없다.
“……일어났나?”
침대 옆자리가 크게 출렁이며 긴 팔이 그녀를 더듬었다. 흠칫 놀란 그녀가 바로 몸을 움츠렸지만 그래봤자 한 침대 위다. 눈조차 뜨지 않은 그의 느른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려댔다.
“더 자도 되는데.”
“아, 아니요.”
“아니. 더 자.”
묘하게 강압적이다. 알리시아는 살짝 곁눈질했지만 아직 어둠이 짙은 방 안에선 그의 얼굴도 어렴풋했다. 다만 베개 위로 흩어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는 얼굴선이 그가 놀랄 만한 미남이라는 것 정도는 짐작하게 했다.
‘머리색이 이렇게 검었던가?’
그녀는 아주 살짝 그의 머리카락을 건드려보았다. 꼭 잠이 든 사자를 건드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잠자리에서의 그와는 달리 부드러운 감촉이 손가락에 휘감겼다.
‘아직 어두워 그리 보이는 거겠지.’
안심한 알리시아가 장난처럼 손가락에 감아보았다. 그리고 두 번을 노리기 전에 툭, 손목을 잡혔다.
“아.”
“재밌나 보네.”
숨결이 닿을 만한 거리에서 드디어 그가 눈을 떴다. 아무리 어두운 방이라 해도 그토록 푸르고 선명한 눈을 마주하는데 헷갈릴 수가 없었다.
‘가만, 푸른 눈?’
알리시아 또한 눈을 번쩍 떴다. 그럴 리 없을 텐데. 아니, 그러면 안 되는데.
딱딱하게 굳어진 그녀의 어깨 너머에서 그의 손가락이 가만히 목선을 따라 올라왔다.
“엄마야!”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는지 남자는 느른하게 웃었다.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돌리는 그녀를 놀리듯 이마를 콩 부딪쳤다.
“왜 여기서 엄마를 찾아.”
“그, 그런 게 아니라.”
그녀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간밤의 격통에 마디마디가 얼얼했지만 이렇게 의아한 채로 계속 뒹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뭐든 확실히 해두는 게 좋다.
“어, 어젯밤 일은 예상치 못했던 거라.”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 예상을 하다 못해 노리고 왔다.
“……하아. 그러니까.”
가벼운 한숨도 한 번.
남자의 애를 태우려면 이만한 게 없다 들었다. 가련하게 고개를 돌린 그녀의 목선을 구경이라도 하려는 듯 그가 한 팔로 자신의 머리를 받쳤다.
“한숨을 왜 쉬어?”
“그게, 저야 당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거야말로 거짓말 중의 거짓말이다. 여기서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에 따라 그녀의 이 대범한 계획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알리시아가 힘겨운 듯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내리눌렀다.
“원래 제가 이런 애가 아닌데, 이름도 모르는 분과…….”
“아레스.”
“그렇군요. 아레스…… 네에?”
손에 꼭 쥐었던 이불이 떨어졌다. 백금빛 머리칼 사이로 가슴이 훤히 드러났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다만 남자는 오로지 거기에만 신경을 쓰는 듯하긴 했다.
“자, 잠깐만요. 누구시라구요?”
“아레스 크레노스.”
그가 이번엔 제대로 못을 박아버렸다.
그는 본능대로 그녀에게 뻗어가던 손을 대뜸 잡히자, 다른 손에 기대고 있던 고개를 젖혔다. 그녀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아도 뭔가 굉장한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건 그렇고, 이 여자 보기보다 힘세네.
“이봐.”
“……어, 어젯밤엔 분명 그 이름 말고 다른 이름으로 들었던 것 같은데. 으음, 뭐라더라. 라, 란슬롯 님이랬던가.”
“아, 그거 내 친구.”
왜, 문제 있어?
태연하다 못해 무심한 목소리에 알리시아는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아아.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고이 감싸둔 마지막 희망이 싸그리 날아가버렸다.
아레스 크레노스.
결코 모르는 이름이 아니다. 아니, 뼈에 새길 만큼 잘 알다 못해 그녀가 이번 생애에 죽어라 피해야 할 인물이기도 했다. 넋이 쏙 나간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다.
“……남주가 왜 여기서 나와.”

목차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1]

1부
#프롤로그
#1
#2
#3
#4
#5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2]

1부
#6

2부
#1
#2
#3
#4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3]

2부
#5
#6
#7
#8

3부
#1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4]

3부
#2
#3
#4
#5
#6
#7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5]

4부
#1
#2
#3
#4
#5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6]

4부
#6
#7

5부
#1
#2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7 (완결)]

5부
#3
#4
#마지막장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외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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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페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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