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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조한욱

책세상|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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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가격정보
전자책 정가 6,900원
구매 6,900원3% 적립
출간정보 2020.05.21|EPUB|50.61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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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변화하는 역사학, ‘두껍게’ ‘다르게’, ‘작은 것을 통해’ 읽기와 ‘깨뜨리기’

역사학은 세계의 변화를 초연하게 다루는 고고한 학문인것 같지만, 역사학도 변화한다. 외부의 세계가 변화하는 것에 맞춰 변하기도 하고, 역사학 내부의 필연적인 요구에 의해 변하기도 한다.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신문화사’라는 담론 역시 그런 변화의 산물이다. 이것은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그것을 지탱해주던 거대한 이데올로기가 붕괴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기도 하며, 역사학계에 있어서 20세기 최대의 업적인 ‘사회사’에 대한 비판적 반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문화사’ 또는 ‘신문화사’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가’가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인식에서 비롯된 신문화사라는 새로운 조류의 역사 서술은 대단히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 방식을 굳이 분류한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자료를 읽고 해석함에 있어, ‘두껍게’, ‘다르게’, ‘작은 것을 통해’ 읽기와, ‘깨뜨리기’의 방법에 의존하여 역사적 사건이나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두껍게 읽기]란 자연과학과 대비되는 인문과학에서의 글 읽기에 전제가 되는 방법으로서 클리포드 기어츠의 “두꺼운 묘사thick description”라는 개념에 힘입은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에 대해 접근할 때에 자연과학의 입장에서는 사과라는 물체와 관련된 외형적, 객관적 사실들을 묘사한다. 즉 사과의 원산지, 주요 생산지, 크기, 색깔, 영양가와 같은 것들을 얇게 묘사한다. 묘사된 것을 벗기면 그 밑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 인문과학에서는 사과 자체보다는 그것에 담겨 있는 여러 의미를 다룬다. 예를 들면 트로이전쟁의 사과, 뉴턴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와 같은 역사적 층위의 의미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사과가 파생시키는 의미의 연상 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외형적으로 사과에 대해 쓰고 있다는 것은 같을지라도 거기에 담겨진 의미는 전혀 다르다. 따라서 인문학 또는 인류학에서의 묘사는 원래가 ‘두꺼운 묘사’이며, 이 두꺼운 의미의 층위를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징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두껍게’ 읽은 역사적 자료는 역사에서 객관적 사실만을 확인하려던 종래의 과학적 역사와는 확연하게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 [다르게 읽기]란 역사학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왔던 역사를 보는 관점과는 다른 맥락에서 역사를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어떤 면에서 역사학은 서구 중심적이고 남성 중심적이다. 넓은 의미로 말하자면, 승리자 중심으로 역사의 서술이 이뤄져왔다는 것으로서, 의도적이었건 아니었건 역사학이 체제를 미화시키는 일을 해왔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시각은 이미 너무도 깊게 뿌리박혀 있어 사람들은 역사학의 이런 보수적 성격에 의문을 품지도 않은 채, 기존의 역사 서술을 객관적인 사실로 받아들인다. ‘다르게 읽기’란 이런 관행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만일 서양중심의 역사를 동양의 입장에서 본다면, 노예제를 노예의 관점에서 본다면, 프랑스혁명을 여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즉 패배자의 지평선으로 세상을 본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며 그 서술은 어떻게 수정되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이다.

▷ ‘다르게 읽기’를 통해 우리는 [작은 것을 통해 읽기]라는 새로운 문화사의 또 다른 접근 방식으로 들어간다. 다르게 읽기란 바꿔 말하면 지금까지 역사를 지배해왔던 ‘큰 사람들’에서 벗어나, 박해받고 소외되었던 ‘작은 사람들’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두껍게 읽기’와 ‘다르게 읽기’와 ‘작은 것을 통해 읽기’는 결국 [깨뜨리기]로 통합된다.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기존의 역사학이 유지해왔던 역사의 이해와 서술방식을 해체시키는 작업이다. 이것은 우리가 비판의 정신을 사용하기 전에 언제나/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정형화된 틀을 깨뜨리려는 노력이다. 이것은 단지 파괴를 하기 위한 깨뜨림이 아니라 그 정형화된 틀을 새로운 방식으로 성찰하여 더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주문이다.

목차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신문화사가 걸어온 길
1. 정치사에서 사회사로
2.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3. 아날학파
4. 사회사를 넘어서

제2장 두껍게 읽기
1. 세상의 모든 윙크들
2. 더 많이 변할수록 더 똑같은 것이다
3. 고양이는 죽어야 했다

제3장 다르게 읽기
1. 고양이가 본 고양이 대학살
2. 혁명의 여성사
3. 설탕과 대구 그리고 인간

제4장 작은 것을 통해 읽기
1. 의심의 눈초리
2. 치즈와 벌레
3. 미시사의 새로운 가능성

제5장 깨뜨리기
1. 푸코, 화이트, 라카프라
2. 포르노그라피가 보여주는 역사
3. 무엇을 왜 깨뜨려야 하는가

맺는 말_문화로 본 역사의 전망
1. 새로운 문화사는 얼마나 새로운 것인가
2. 문화로 본 역사의 문제점
3. 지금 왜 문화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
4. 새로운 문화사는 미래의 역사학이 될 것인가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저자소개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다니며 서양사에 대한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같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역사 이론과 사상사에 관심을 구체화시키면서 「막스 베버의 가치 개념」이라는 제목으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의 텍사스 주립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1991년 「미슐레의 비코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다. 잠바티스타 비코의 『새로운 학문』을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가 불어로 옮기면서 원전을 왜곡시키긴 했지만, 어쨌든 그 번역 덕분에 비코의 사상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주제로 그 전후의 사정을 밝힌 것이다.

1992년 한국교원대학교에 부임하여 2019년 퇴임할 때까지 문화사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주로 문화사와 관련된 저서를 옮기고 집필했다. 옮긴 책에는 피터 게이의 『바이마르 문화』,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 린 헌트가 쓰거나 엮은 『문화로 본 새로운 역사』, 『포르노그라피의 발명』,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 로저 샤툭의 『금지된 지식』,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피터 버크의 『문화사란 무엇인가?』, 로저 에커치의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등이 있다. 쓴 책에는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서양 지성과의 만 남』, 『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 『내 곁의 세계사』, 『마키아벨리를 위한 변명』 등이 있다.

문화사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에서 밝혔듯 본질적으로는 비코의 연구자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다. 비코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썼지만 이제 이 『새로운 학문』의 번역이 비코 학자로 들어서는 입구라고 여기며 비코를 알리는 글을 계속 쓰고 번역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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