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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학 > 국내소설

강치 (체험판)

전민식

한국경제신문(한경BP)|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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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가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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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정보 2019.08.30|EPUB|29.5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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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미지

책소개

“그대들은 아는가? 나는 보았네.
저 멀리서 찬란하게 몰려오던 강치의 무리를…”

국내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탄생한 역사소설
300년 전 일본에 맞서 독도를 지킨 조선의 백성 안용복 이야기
박범신 정유정 작가, 서경덕 교수 추천!

조선 숙종 때 두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에도 막부로부터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확인받았던 인물, 처음에는 납치되듯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한 차례 더 일본을 찾아가 항의하고 고소하는 절차를 밟았던 유일한 조선 백성 ‘안용복’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 《강치》가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2019년 8월 15일에 출간되었다. 파도를 넘어 일본과 싸우며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냈던 조선의 백성 안용복의 고난과 사투, 모험에 관한 4년간의 생생한 기록을 밀도 있게 담아낸 이 감동 스토리는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곧 국내에서 대작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책의 타이틀인 ‘강치’는 독도 가제바위에 수만 마리가 살았으나 일본인들에 의해 무참히 포획된 끝에 끝내 멸종되고 만 바다사자를 일컫는다. 또한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땅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쟁의 땅이 되고 있는 ‘독도’의 상징이자, 일본의 횡포 앞에 무참히 짓밟혔던 ‘안용복’과 ‘조선 백성들’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조명을 넘어, 독도가 지도상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속에 실효적으로 자리 잡는 큰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 태그 분류 •
#안용복 #강치 #독도 #울릉도 #도해금지령 #일본 #조선 #대한민국 #독도는 우리 땅


“일본을 고소한다!”

일본에 맞서 독도를 사수한 조선 백성의 고독한 투쟁기
나라는 그에게 무엇이었을까?

300년 전 파도와 싸우며 희생과 고난으로 우리 땅 독도를 지켜낸 조선의 백성.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건너가 ‘함부로 울릉도와 독도를 넘보지 마라’ 담판을 지었던 남자. 그가 사라진 뒤에도 200년의 세월 동안 일본이 울릉도와 독도를 넘보지 못하게 만들었던 영웅호걸, 안용복. 그는 과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늘날 독도 문제를 놓고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안용복은 조선 후기 숙종 때의 어부이자 민간외교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그에 대한 명확한 사료나 기록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울릉도와 독도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던 일본 어선에 대해 항의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의 독도 지배권을 확인시킨 문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는 있으나, 일본과 담판을 짓고 돌아와 국법을 어긴 죄로 귀양을 간 후, 그가 어떻게 살았고 또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그는 나랏일을 논하는 관료도 아니고, 칼을 든 장수도 아니었으며, 이름을 떨친 학자도 아닌, 일개 노비이자 천민일 뿐이었다. 하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천한 신분이었던 그가 일본에 소송을 걸겠다고 항변했던 그 흔적 때문에 현재까지 온전히 우리의 영토로 기억되고 있다. 이 어찌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있을까? 과연 나라는 그에게 무엇이었을까? 대체 무엇이길래, 그는 이토록 험난하고 외로운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던 것일까?

조국의 운명에 대해 가슴 뜨거운 질문을 던졌던 한 남자의 외침
“우리는 조선의 존재를 지키려는 것뿐이다!”

임진왜란 후 100년, 조선 숙종 때 안용복이 1693년과 1696년 두 차례 일본에 건너가 에도 막부에게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임을 주장한 일로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번졌던 ‘안용복 1차, 2차 도해사건’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안용복이라는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 시나리오가 먼저 집필되면서 소설로도 탄생되었다. 기존의 시나리오가 사건 위주의 선 굵은 서사 중심으로 펼쳐졌다면, 소설은 안용복이라는 한 인물의 고뇌와 내면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100년 전 가문의 누군가가 역적이었다는 이유로 그의 가족들을 몰살시켜버린 나라를 위해, 자신의 보호막도 되어주지 못하는 허울뿐인 조선을 위해 어떻게 그는 목숨을 거는 모험과 항변을 할 수 있었을까? 4년간의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내면적 고뇌와 갈등을 겪었을까?
작가는 왜 이 일을 자신이 해야만 하는지, 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문하면서도 운명처럼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결코 후회하지 않았던 한 남자의 삶을 통해 되묻는다. 지금의 우리들은 조국의 운명과 미래에 대해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오래 전부터 우리가 살아온 터전이고 우리의 정신이며 우리의 섬이기에 지키고자 했을 뿐이며, 그것이야말로 ‘나 자신의 존재를 지키는 길’이라고 이야기했던 그의 외침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뜨거운 여운을 남긴다.

임진왜란 그 후 10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3‧1 운동 그 후 100년의 오늘 만난다!

소설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답게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과 영화 같은 역동적인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가 되살려낸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뼈대 위에 소설적 상상력으로 살점이 붙어 생생한 얼굴로 되살아난다. 작가는 조선인과 일본인을 단순한 선인과 악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쫒으며 살아가는 개개인일 뿐. 각기 다른 신념을 지닌 인물들끼리 서로 다른 의견과 충돌로 얽히고설키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사람들의 고뇌와 갈등, 생각들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임진왜란 그 후 100년, 일본의 외압과 횡포를 몸소 겪어야 했던 그 당시 백성들의 고충은 3‧1 운동 그 후 100년이 지난 지금,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과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때문에 안용복, 그가 온몸으로 던졌던 질문은 우리에게도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작가는 지금까지 독도를 지켜온 것은 나라의 군주도 관리도 아닌, 이 섬과 이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갈 방도가 없는 궁지에 몰린 백성들의 절망감과 절박함이었다는 것을, 이렇듯 나라는 몇몇의 소수 권력자들이 아니라 대다수의 평범한 국민들이 지켜내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이 소설은 안용복의 삶을 널리 알리고 독도를 끝까지 수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넘어, 지금이라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과연 나라는 내게 무엇인가? 이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차례다.


• 추천의 글 •

늘 굵은 서사로 독자를 사로잡아온 그가 이번엔 한 인간의 내면 독백에 초점을 맞춘다. 한 인간의 삶이 조선이라는 역사적 조건과 만나 어떻게 파란만장해질 수 있는지를 완성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한일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벼랑길에 놓인 듯한 요즘, 목숨을 걸고 일본과 조선을 오가며 자신과 동시대의 민중들, 그리고 사랑했던 조국의 운명에 대해 맨몸으로 뜨겁게 물었던 안용복의 삶을 읽는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안용복이 온몸으로 던졌던 질문들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철저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 박범신(소설가)

인간의 내면이라는 건 그가 살아낸 시대를 따라 다른 옷을 입는 감정은 아닐 터. 내가 늘 궁금했던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가였다. 이 소설은 내게 ‘이 나라의 운명이나 미래를 생각해본 적 있는가?’ 되묻는 작품이었다. 흥미진진했고 역사적 사실을 넘어 가슴을 졸이며 읽었다. 우리도 한번쯤 나와 나라와의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그리고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모르는 안용복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저장할 수 있게 되기를. - 정유정(소설가)

요즘 불거진 한일관계의 이슈를 생각하지 않고서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 소설은 가슴 뜨겁게 읽히는 작품이었다. 조선시대 외거 노비에 불과했지만 우리의 땅이기에 끝까지 지키려 했던 안용복의 마음은 지금 우리들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도 엄밀한 대한민국의 땅이다. 독도가 우리 가슴 속에 자리 잡도록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소설이기에, 강력 추천한다. -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얼마 전 다섯 번째로 독도를 방문했다. 때마침 300년 전 독도를 지켰던 ‘안용복 이야기’가 담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나와 너무나도 기쁘다. “독도는 굳이 누군가가 나서서 지키거나 주장할 필요가 없는 조선의 땅”이라고 했던 이름 없는 평민의 외침이 새로운 역사가 되었듯, 이 소설 또한 영화로 만들어져 독도를 지켜나가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 김장훈(가수)

나의 본적지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사부길 63번지다. 애국심은 보수적 가치나 진보적 가치를 떠나 누구나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라 믿지만, 요즘엔 ‘독도가 우리 땅이 아니면 뭐 어떠냐’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에게 독도의 어민 숙소가 있는 곳의 지번이 왜 안용복길 3번지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소설이 나와 반갑다. 이 소설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알리는 하나의 큰 궤적이 되기를 소망한다. - 이대영(무학여고 교장, 전 서울특별시 교육청 부교육감, (사)독도사랑운동본부 수석상임위원)

• 본문 속으로 •

나의 나라는 내게 한마디 위로의 말도 건네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라는 내게 내가 가진 걸 잃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조차 내가 잃은 것들에 대해,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우리의 땅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한눈에 훤히 보이는 작은 섬이지만 독도는 조선의 땅이며, 독도 역시 조선에게는 애틋한 자식일 터였다. 자식에게 바라는 바 없지만 무한정 사랑을 쏟아 붓는 게 어미의 도리이듯, 나 역시 나의 애틋함으로 독도를 우리의 섬이라고 끝까지 말해야 하는 게 아닐까? 지금은 목숨조차 부지하기 힘든 상황이니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울릉도나 독도가 내게 어떤 이문도 안겨주지 않겠지만, 나아가 조선 역시 내게 어떤 미래의 약속도 해주지 않겠지만 내게 이 섬은 나의 피와 같다는 걸 일본인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_P37~38

조선은 애초에 내게 중요한 세상은 아니었다. 양반도, 선비도 아닌 나나 어둔, 그리고 업동과 같은 양인이나 천민에게 조선은 그저 허울일 뿐. 우리에게 중요한 건 바다였고, 뭔가를 선택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이었다. 내게 조선이라는 나라가 중요하게 다가왔던 건, 초량 왜관에서 일본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부터였다. 사실 그 마저도 최근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더더욱 나의 조선이 밉기도 했지만 애틋하기도 했다.
“조선을 먼저 생각해서 당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건 아니오. 조선에 우리의 삶이 있기 때문이오. 그곳에 나의 유년이 있고, 슬픔이 있고 아픔이 있으며, 기쁨과 행복 또한 있기 때문이오. 조선이 사라지면 우리의 기억도 사라지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오. 조선 사람이 조선의 섬을 조선의 섬이 아니라고 말한다는 건, 곧 조선 사람이 아니라는 말과 다르지 않소. 그건 곧 나의 뿌리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오.” _P83

나 혼자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이라는 사실을 기록한 서계 따위를 받아가 무엇에 쓴단 말인가? 나는 그냥 조선의 일개 장돌뱅이고 어부에 지나지 않았다. 어머니나 잘 건사하고 영취산 깊은 곳에서 삼씨 내리고 있는 선화나 잘 보살펴주면 그것으로 내 인생은 충분하지 않은가. 세상이 반기지 않으니 후손을 남길 이유도 없었다. 그런 조선을 위해 서계 하나 지키자고 목숨까지 내걸 이유가 뭐란 말인가? 순간 눈가에 고여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100년의 세월동안 목숨까지 내놓고 적통을 지지했던 선친들의 숨겨진 내력이 느닷없이 떠오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한겨울 초가 처마 밑에서 언 발을 햇빛에 녹이며 꽝꽝 얼어 있던 밥을 먹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숨겨야 할 기백을 그때만큼은 잊지 마라 가르치셨다. 나는 그 모순 속에서 자랐다. 기백을 감추면서도 드러내야 하는 모순. _P152

“다녀와라. 이왕이면 무사히 다녀와라. 후일의 일은 그때 걱정하고 염려해도 되지 않겠느냐. 네가 처음 일본에 납치되어 갔을 때는 오로지 네 삶을 위한 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 조선을 위한 길인 것이다. 어쩌면 오늘이 있으려고 내가 너를 그리 단속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훨훨 다녀오너라.”
내가 일본에 가서 목적한 바를 이루고 돌아온다 한들, 내게는 어떤 영광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나도, 어머니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제가 왜 조선을 위해 그래야 합니꺼?”
“너는 조선 사람이니까. 너는 조선의 흙이고 숨이며 물이니까. 본래 나라를 지키는 사람은 미천하고 평범한 사람이니까. 참고 숨죽이고 살아온 건, 오늘을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_P281

우리 배는 독도를 거쳐 울릉도로 들어갔다. 나는 바지춤에서 호패를 꺼내 바다에 던졌다. 감세장 호패였다. 호패는 물결을 타고 흘러 배에서 멀어졌다. 나는 거의 다섯 달 동안 울릉도와 독도의 감세장이었다. 그리고 지금 쇼군의 서계를 받아 돌아왔다. 서계를 꺼내 살펴보았다. 서계 모퉁이가 피에 젖었을 뿐 글자는 살아 있었다.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천박하고 평범한 사람도 나라의 땅과 바다를 지킬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나랏일을 하는 자들의 노비가 아니라 조선의 일부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도해금지령을 어긴 죄와 사칭한 죄를 물어, 내게 어떤 형벌을 주더라도 달게 받아들일 각오였다. 그건 조선을 떠날 때 살아 돌아온다면 그리하겠다고 다짐했던 일이었다. 바다에 던진 호패는 역류에 휩쓸려 먼 바다로 나가버리더니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리가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향의 모든 것이, 고향의 모든 사람들이 몹시 보고 싶었다. _P356~357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
삽시간에 근정전이 침묵에 휩싸였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저는 그냥 조선인일 뿐입니더.”
가슴속에 쌓인 말들이 많았지만 나는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는 가장 적확한 말이라 생각했다.
“네게 조선이 무엇이더냐?”
나를 두고 떠들어대던 목소리가 아니었다. 임금의 말이었다. 그 순간 울릉도 탐사 차 그곳으로 들어갔던 광경이 떠올랐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해는 중천에 떠서 오롯이 솟은 울릉도를 쓰다듬고 있었다. 햇살은 멀리 보이는 독도도 그러안고 있었다.
“……제게 조선은 태양입니더. 우리 땅이 어느 곳에 있든, 우리가 어디에 있든 시기와 질투도 없이 공편함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빛을 나누어주는 태양입니더.” _P364

이 책의 연관시리즈|강치

저자소개

전민식
1965년 겨울, 부산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자랐다. 서른을 앞둔 마지막 해에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6년 만에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오로지 글쓰기에만 매진했고, 20년 넘게 한길만 고집한 끝에 마흔일곱이라는 중년의 나이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꾸준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13월》, 《불의 기억》, 《알 수도 있는 사람》, 《9일의 묘》 등이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강의를 하며 파주에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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