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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학 > 해외소설

펜타메로네

테일 오브 테일스

잠바티스타 바실레|정진영

책세상|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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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가격정보
전자책 정가 13,400원
구매 13,400원3% 적립
대여 90일|6,700원3% 적립
출간정보 2019.08.13|EPUB|32.8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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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가 아는 모든 동화는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세상 모든 동화의 매혹적인 최초 버전,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 원작

2015년에 열린 제68회 칸 영화제와 제20회 부산 영화제 화제작으로, 2016년 이탈리아의 오스카 ‘다비드 디 도나텔로’ 영화제에서 7관왕을 차지한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2016년 11월 24일 국내 개봉). [고모라](2008)와 [리얼리티 : 꿈의 미로](2012)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이탈리아의 거장 마테오 가로네 감독이 연출하고 뱅상 카셀, 셀마 헤이엑, 토비 존스가 주연을 맡았다. 압도적인 비주얼로 유명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제작진이 참여해 화려하고 독창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이 판타지 영화는 유럽 최초의 동화 모음집 『펜타메로네』에서 고른 세 편을 창조적으로 변형하여 옴니버스 형태로 제작한 것이다.

거대한 벼룩의 가죽을 벗겨 그 가죽의 정체를 알아맞히는 자에게 자신을 시집보내겠다고 포고한 아버지 왕 때문에 괴물 오그르의 아내가 된 공주 이야기(첫째 날 다섯 번째 여흥 [벼룩]), 자식을 낳기 위해 용의 심장을 먹은 왕비가 질투 때문에 벌이는 사건(첫째 날 아홉 번째 여흥 [마법의 암사슴]), 왕과 하룻밤을 보내려는 노파 자매의 뒤틀린 욕망으로 인해 동생이 스스로 살가죽을 벗기는 엽기 행각과 그 파국(첫째 날 열 번째 여흥 [살가죽이 벗겨진 여자])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펜타메로네』는 17세기 이탈리아의 시인 잠바티스타 바실레가 당대에 구전되던 민담을 집대성하고 바로크 양식을 가미해 나폴리 방언으로 집필한 작품이다. 그러나 생전에 발표하지는 못하고 1632년 사망했는데, 당시 국민 가수로 인기를 누린 그의 여동생 아드리아나가 1634∼1636년 ‘이야기 중의 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여흥Lo cunto de li cunti overo lo trattenemiento de peccerille’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함으로써 세상의 빛을 보았다. 나중에는 ‘펜타메로네Il pentamerone’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졌는데, 고대 그리스어로 penta는 ‘5’를 merone는 ‘하루’, ‘날’을 뜻한다. 곧 ‘5일간의 이야기’라는 의미로,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남녀 열 명이 열흘에 걸쳐 풀어낸 이야기들을 모았던 것과 비견된다. 『펜타메로네』도 구성과 문체 면에서 『데카메론』의 영향을 받아 집필된 것으로, 이야기 모음집이라는 점에서 ‘천일야화’라 불리는 『아라비안나이트』(10세기경),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14세기 말), 『데카메론』으로 이어지는 설화문학의 전통에 속해 있다. 전체 이야기를 열고 닫는 액자소설(프롤로그·에필로그)을 합해 총 50편의 동화를 수록한 『펜타메로네』는 닷새 동안 열 명의 여자 이야기꾼이 순서대로 하루에 한 편씩 열 개의 이야기를 왕궁의 청중 앞에서 들려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젊은 시절에 후원자인 영주를 찾아 여러 곳을 떠돌면서 각지의 민담을 수집한 바실레는 봉건 귀족을 보필하는 조신으로 일하며 문학 경험을 쌓아 시, 소설, 희곡을 두루 남겼다. 그런 그의 다양한 경험이 녹아든 대표작 『펜타메로네』에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해와 달과 탈리아]), 신데렐라([고양이 첸네렌톨라]), 백설공주([어린 노예]), 라푼첼([페트로시넬라]), 장화 신은 고양이([갈리우소]), 헨젤과 그레텔([넨닐로와 넨넬라]) 등 유명 동화의 원형이라 할 최초 버전이 포함되어 있다. 바실레에게 영감을 받은 샤를 페로보다는 50년, 그림 형제보다는 200년가량 앞선, ‘유럽 동화의 원조’라 할 『펜타메로네』는 동화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독립된 문학 장르로 자리 잡는 데 초석이 되었다.

샤를 페로, 그림 형제, 안데르센 이전에 바실레가 있었다

‘지중해의 셰익스피어’ 바실레가 유럽 최초로 동화를 집대성한 기념비적인 저작
『펜타메로네』는 출간 당시 선풍적 인기를 얻었고, 그림 형제를 비롯해 후대 동화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형 야코프 그림(1785~1863)은 이 책에 수록된 동화 한 편을 독일어로 번역했고, 끝내 실행하지는 못했으나 완역하려는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동생 빌헬름 그림(1786~1859)은 “이 책은 오랫동안 한 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풍부한 이야기를 담은 훌륭한 동화 모음집이 될 것이다. 저자 바실레는 이야기들을 모으는 데 특별한 재능을 지녔을 뿐 아니라 방언에 조예가 아주 깊다”고 바실레와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 작가이자 고딕소설가 E. T. A. 호프만(1776~1822)은 “유럽에서 가장 재능 있고 혁신적인 동화 작가”라며 바실레를 극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바실레가 샤를 페로, 그림 형제와는 달리 누려야 마땅한 명성과 인기를 누리지 못한 채 잊히고 만 것은 왜일까? 『펜타메로네』가 17세기 나폴리 방언으로 집필된데다 당시 사회상과 문화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비유와 농담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보니 2세기가량 잊히고 말았으나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베네데토 크로체(1866~1952)에 의해 재발견되어 그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평가받게 된다. 『펜타메로네』를 “17세기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 평한 크로체는 이 책을 현대 이탈리아어로 번역하고 1925년 발간하여 언어의 장벽을 허물었다. 그러는 한편, 작품 속에서 낮과 밤의 변화를 묘사하는 “새롭고 기괴한” 메타포들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바로크 문학의 걸작으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환상소설로 유명한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1923~1985) 또한 “나폴리의 셰익스피어가 꾼 괴상한 꿈” 같다고 이 작품을 평하면서 풍부한 메타포와 기상천외한 상상력에 주목했다. 영국의 작가이자 모험가 리처드 버턴 경(1821∼1890)은 나폴리에 장기간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폴리 방언의 영역으로는 최초의 완역본을 펴냈는데, 본 번역서는 이 책을 저본으로 하고 다른 번역본을 참고한 것이다. 이렇듯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20세기 들어 재조명된 『펜타메로네』는 동화 애독자나 연구자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의 매력과 재미로 일반 독자들까지 매료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닷새 동안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나

발레 펠로사(‘울창한 계곡’) 왕국의 공주 초차는 웃는 모습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다. 왕은 이 외동딸을 웃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느 날 초차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항아리에 기름을 채우던 노파와 시동이 걸쭉한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모습을 보곤 난생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초차에게 격분한 노파는 요정의 마법으로 인해 무덤에 누워 잠들어 있는, 캄포 로툰도(‘둥근 들판’)의 왕자 타데오를 남편으로 맞이하지 않으면 평생 결혼할 수 없다는 저주를 내린다. 저주를 풀어 타데오를 깨어나게 하려면 무덤 앞에 걸려 있는 물통을 사흘 안에 눈물로 가득 채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초차는 칠 년을 돌아다닌 끝에 왕자의 무덤을 찾아 이틀에 걸쳐 물통 눈물로 가득 채웠다. 그러나 물통을 거의 다 채워갈 무렵 우느라 지친 초차는 깜빡 잠이 들었고, 마침 지나가던 여자 노예가 물통을 낚아채고는 눈물을 몇 번 짜냈다. 이로써 물통이 가득 차자 긴 잠에서 깨어난 타데오 왕자는 그 노예를 자기 왕국으로 데려가 아내로 삼았다. 망연자실한 초차는 여행 도중에 만난 요정들이 절실한 순간에 사용하라며 건네준 마법의 열매를 이용해 노예에게 마법을 걸어, 재미있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 안달이 나서 타데오를 조르도록 했다. 임신한 노예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배 속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겁박하자 타데오는 노련하고 달변인 이야기꾼 열 명을 가려 뽑아, 각자 하루에 한 편씩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명령하는데…

이 책은 위와 같은 내용의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이야기꾼 열 명이 한 편씩 닷새간 이야기하는 구성을 띠고 있다. 열 명이 이야기를 모두 마치면 왕궁의 관리 두 사람이 나와 세상사를 풍자하는 유쾌한 ‘막간극’을 벌이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식이다. 그리고 다섯째 날 열 번째 여흥에 해당하는 ‘에필로그’에 이르면 초차가 자신의 이야기를 좌중 앞에서 풀어내어 노예의 속임수와 악행을 고발함으로써 진실을 밝힌다. 그리하여 만삭의 노예는 처형을 당하고 초차는 타데오와 결혼하면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형태로 50편의 이야기를 일관성 있게 엮어낸 바실레의 능란함과 참신한 기지가 돋보이는데, 결말로 다가갈수록 초차 공주에게서 타데오를 빼앗아간 노예를 저격하는 양, 설정이 유사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일종의 복선 역할을 하면서 긴장감을 돋운다. ‘프롤로그’에서 타데오가 이야기꾼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하는 말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 얼마나 큰 것인지 되새기게 한다.

“고귀한 여인들이여, 이 세상에서 다른 이의 행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즐거운 일은 없다.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나름의 이유를 들어, 멋진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노라면 근심과 슬픔이 사라지고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욕구 때문에 직공이 일터를 떠나서, 상인이 거래를 그만두고서, 변호사가 소송을 팽개치고서, 상점 주인이 가게 문을 닫고서 뜬소문과 험담과 허풍을 듣기 위해 이발소와 재담꾼을 찾는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우울한 충동에 사로잡혀 있는 아내를 대신해 사과하노라. 만약 그대들이 기꺼이 왕자비의 욕구를 채워주고 나의 바람까지 들어주고자 한다면, 왕자비가 출산하기 전까지 사오 일 동안 너희는 즐거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각자 하루에 한 개의 이야기를, 요컨대 늙은 여인들이 아이들을 위해 해주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 된다. (…) 그리하여 우리의 삶은 즐겁게 지나갈 것이고, 슬픔은 모두 망자들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익숙한 동화 낯설게 읽기

『펜타메로네』는 ‘어린이를 위한 여흥’이라는 부제가 무색하리만치 동심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잔인하고 에로틱한 요소가 많아 사실상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가깝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함과 악함이 선명하게 대비되는 한편, 여성과 유대인에 대한 비하와 편견 어린 시선도 가감 없이 드러나며 갖가지 욕설과 비속어도 난무한다. 자신을 아내로 삼으려는 아버지 왕에게서 벗어나려고 암곰으로 변신해 탈출하는 프레초사([암곰]), 친오빠와의 결혼을 거절하고자 자신의 손을 잘라 오빠에게 선물로 보내는 펜타([손이 잘린 펜타])의 이야기에서 보듯 근친상간이라는 금기도 등장한다. 구전으로 전해지던 민담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서 잔혹하고 음란하거나 금기시되는 내용을 제외하다 보니 최종적으로 다소 순화되고 건전한 형태의 동화가 남게 되었다고도 한다.

『펜타메로네』 속 이야기와 그 영향을 받은 유명 동화는 전개와 결말이 다소 상이한데,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예컨대 [장화 신은 고양이]의 주인공은 고양이의 도움으로 부자가 되고 공주와 결혼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반면에 이 책에 수록된 [갈리우소]의 주인공은 은혜를 저버린 언동으로 고양이에게서 배은망덕하다는 비난을 받고, 결국 고양이가 그의 곁을 떠나고 마는 결말을 맞는다. [헨젤과 그레텔]의 원조 격인 [넨닐로와 넨넬라]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남매가 도중에 헤어졌다 다시 만나 행복해진다는 설정이다. 오빠 넨닐로는 어느 왕자의 신뢰받는 조신이 되고, 여동생 넨넬라는 바다에서 마법에 걸린 물고기의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물고기와 함께 섬에 닿아 그곳에서 오빠와 재회하고 부유한 왕자와 결혼하게 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영향을 미친 [해와 달과 탈리아]의 줄거리를 보면 강간과 식인, 화형이라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요소가 거침없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아마 조각 때문에 죽은 탈리아가 어느 궁전에 남겨지는데, 이곳을 지나가던 왕이 그녀를 발견하고 두 아이를 임신시킨다. 두 아이는 질투심 강한 왕비에게 맡겨지는데, 그녀는 아이들을 요리로 만들어 아버지에게 주고 탈리아는 불태우라고 명령한다. 요리사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탈리아는 왕에 의해 풀려난다. 왕은 탈리아를 죽일 목적으로 준비된 불 속에 왕비를 집어 던진다.

한편 『펜타메로네』에는 때로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때로는 참신하고 기발해서 폭소를 자아내는 유쾌한 이야기도 많다. 가령, 자신이 구입한 동물과 곤충의 도움으로, 병에 걸려 칠 년간 한 번도 웃지 않은 공주를 웃게 만들어 공주와 결혼하는 나르디엘로([바퀴벌레, 생쥐, 귀뚜라미])의 모험담, 요정들을 웃게 해준 덕분에 평생 노동하지 않고 살게 된 먹성 좋고 게으른 사포리타([돼지껍질 일곱 조각])의 이야기가 그렇다. 이탈리아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요설, 빈정거리는 듯한 묘사와 풍자가 유독 돋보이는 부분이다.

바로크 특유의 화려하고 불가사의한 분위기가 가득한 이 17세기 동화 모음집에는 멍청한 남자가 조력자(들) 덕분에 출세하여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여자와 결혼하는 이야기, 마법의 힘으로 젊어진 노인, 계모의 학대를 받는 아이, 웃지 않는 공주, 마법에 걸려 동물로 변한 왕자 등등 낯익은 모티브가 다수 등장한다. 젊음과 아름다움, 사랑을 향한 동경, 물질적 부에 대한 추구 등 인간 본래의 욕망은 물론이고 질투, 배은망덕, 게으름 등 죄악시되는 악덕들이 빚어낸 다양한 인간과 그 운명을 그려낸 잔혹 동화 『펜타메로네』.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에도 이번에 처음 번역되어 소개되는 이 책은 익숙한 동화를 낯설게 읽게 해주면서 우리 마음속의 천진한 동심과 어두운 본성을 동시에 일깨워줄 것이다.

기상천외한 메타포, 그로테스크한 매력이 가득한 바로크 문학의 정수

“작품 전체에 바로크가 퍼져 있다. (…) 이 이야기들 속에서 태양은 그저 뜨고 지는 것이 아니다. 바실레는 언제나 이 순간을 묘사하기 위해 새롭고 기괴한 메타포를 찾아낸다.”

『펜타메로네』에 등장하는 낮과 밤의 변화를 묘사하는 메타포에 주목한 베네데토 크로체의 말이다. 이 책에서 우아함과 기괴함이 뒤섞인 바로크적 상상력이 빛나며 생동감을 자아내는 기발한 표현들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먼동이 터오며 해가 빛의 검을 빼 들고 별들을 쫓아버릴 때/달이 어미 닭처럼 이슬을 쪼아 먹으라고 별들을 불러 모으는 시간 _상인
해가 하늘의 들녘을 경작하다가 지쳐 별들을 뿌리고 쉬러 가기까지의 시간 _살가죽이 벗겨진 여자
아침이 되어 태양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과시하고 하늘이 상복을 걷어 가자 _비올라
밤이 해의 장례식을 위해 하늘의 교수대에 횃불을 밝히러 올 때까지 _뱀
태양이 파산한 매춘부처럼 거처를 바꿀 무렵 _암곰
태양이 빛의 상점을 닫고 어둠에게 빛을 팔기를 거부하는 시간 _비둘기
태양이 현장에서 붙잡힌 도둑처럼 머리에 두건이 씌워진 채 서쪽 감옥으로 끌려가 밤이 되었고 _바퀴벌레, 생쥐, 귀뚜라미
태양이 새들이 노래하는 최신 소식을 듣기 위해 나와서 들녘 학교에 떼 지어 몰려든 귀뚜라미들을 햇볕 채찍으로 흠씬 두들겨주려고 할 때 _로셀라
태양의 청소부가 하늘의 광장에서 어둠의 찌꺼기들을 쓸어내는 시간에/밤이 햇볕에 탄 하늘의 얼굴을 잉크로 물들이는 시간 _수탉의 돌
아침이 되어 어둠의 여교장이었던 달이 태양의 축제를 위해 휴교를 결정하자마자 _용
태양이 빛의 주머니칼로 창공의 종이에서 밤의 얼룩을 지워내는 아침에/바다가 라틴어 숙제의 해답을 알려주지 않는 바위들을 파도로 세게 후려치고 있는 어느 해변에 _일곱 마리의 비둘기
태양이 낮의 채권자들에게 빛의 예금을 지불하기 위해 은행 문을 열었을 때 _까마귀
태양이 물의 마구간에서 불의 말들을 풀어 새벽이 씨를 뿌린 들판으로 풀을 뜯으러 보낼 때까지/밤이 별의 무도회를 열기 위해 검은 가면을 쓰고 나타난 시간 _황금 줄기
다음 날 아침, 새벽이 벼룩을 없애려고 붉은 스페인산 이불을 동쪽 창가에 널기 전 _넨닐로와 넨넬라

목차

<펜타메로네>

프롤로그

첫째 날
첫 번째 여흥 오그르 이야기
두 번째 여흥 도금양
세 번째 여흥 페루온토
네 번째 여흥 바르디엘로
다섯 번째 여흥 벼룩
여섯 번째 여흥 고양이 첸네렌톨라
일곱 번째 여흥 상인
여덟 번째 여흥 염소 얼굴
아홉 번째 여흥 마법의 암사슴
열 번째 여흥 살가죽이 벗겨진 여자
막간극 도가니

둘째 날
첫 번째 여흥 페트로시넬라
두 번째 여흥 푸른 초원
세 번째 여흥 비올라
네 번째 여흥 갈리우소
다섯 번째 여흥 뱀
여섯 번째 여흥 암곰
일곱 번째 여흥 비둘기
여덟 번째 여흥 어린 노예
아홉 번째 여흥 맹꽁이자물쇠
열 번째 여흥 친구
막간극 염색

셋째 날
첫 번째 여흥 칸네텔라
두 번째 여흥 손이 잘린 펜타
세 번째 여흥 얼굴
네 번째 여흥 끈기의 사피아
다섯 번째 여흥 바퀴벌레, 생쥐, 귀뚜라미
여섯 번째 여흥 마늘밭
일곱 번째 여흥 코르베토
여덟 번째 여흥 얼간이
아홉 번째 여흥 로셀라
열 번째 여흥 세 요정
막간극 난로

넷째 날
첫 번째 여흥 수탉의 돌
두 번째 여흥 두 형제
세 번째 여흥 세 동물 왕
네 번째 여흥 돼지껍질 일곱 조각
다섯 번째 여흥 용
여섯 번째 여흥 세 개의 왕관
일곱 번째 여흥 두 개의 케이크
여덟 번째 여흥 일곱 마리의 비둘기
아홉 번째 여흥 까마귀
열 번째 여흥 벌 받은 자존심
막간극 갈고리

다섯째 날
첫 번째 여흥 거위
두 번째 여흥 열두 달
세 번째 여흥 핀토 스마우토
네 번째 여흥 황금 줄기
다섯 번째 여흥 해와 달과 탈리아
여섯 번째 여흥 지혜로운 여인 사피아
일곱 번째 여흥 다섯 아들
여덟 번째 여흥 넨닐로와 넨넬라
아홉 번째 여흥 세 개의 시트론
열 번째 여흥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저 : 잠바티스타 바실레 (Giambattista Basile)
1575?~1632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작가인 바실레는 이탈리아 격동기에 봉건 귀족을 보필하는 전형적인 조신의 삶과 동화 문학사의 기념비적 저자라는 두 가지 삶을 살았다. 1575년경에 나폴리 외곽의 포실리포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나폴리 중산층 출신이고 형제가 많았다는 것 외에 초기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나폴리에서 후원자를 찾았으나 여의치 않자 여러 곳을 거쳐 베네치아에 도착한 것이 1606년경이었다. 이때 군인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했고, 어느 베네치아 귀족 밑에서 문학 경험을 쌓기도 했다. 1608년에 나폴리로 돌아와, 나중에 국민 가수로 추앙받게 되는 여동생 아드리아나의 추천과 영향력으로 본격적인 조신 생활을 시작했다. 동시에 창작 활동에도 집중하여 1608년부터 1612년 사이에 대부분의 작품을 출간했다. 시집 『성모의 눈물Il pianto della Vergine』(1608), 해양 소설 『불운한 모험Le avventurose disavventure』(1611), 희곡 『고통받는 비너스La Venere addolorata』(1612) 등이 이 시기에 출간되었다. 1631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전염병이 돌았을 때 병에 걸려 이듬해인 1632년에 사망했다. 사후에 여동생 아드리아나가 출간한 『이야기 중의 이야기, 어린이들을 위한 여흥Lo cunto de li cunti overo lo trattenemiento de peccerille』(1634~36)은 이후 ‘펜타메로네Il pentamerone’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작품으로 바실레는 ‘지중해의 셰익스피어’라는 찬사를 받았고, 오늘날까지 동화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 : 정진영 (정 탄)
홍익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공부를 계속할 이유보다 포기할 이유를 더 많이 발견하고서 공부를 그만두었다. 고딕 소설을 즐겨 읽으며 고전적인 공포를 좋아하지만, 때론 현실이 더 무섭다고 느낄 때가 많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찾아서 읽으며, 무덤 속의 무명작가를 합당한 위치로 끄집어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러브크래프트를 좋아하며 일단 친해지면 공포소설을 권한다. 『셰익스피어는 없다』, 『스카페이스』, 『베이징 컨스피러시』, 『피의 책』, 『세계 호러 걸작선』1·2 ,『러브크래프트 선집』『브루클린 느와르』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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