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대 제국주의 ― 패권의 추구와 식민지 세력권 형성
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되는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개념사’ 시리즈의 열네 번째 권으로, 독점 자본주의 시대에 원료 공급과 상품 시장 그리고 투자 대상을 필요로 한 강대국들의 식민지 정책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낸 19세기 근대 ‘제국주의’의 이론과 현실을 다룬 책이다.
19세기 세계 질서는 ‘타자에 대한 지배와 패권 추구, 영토 확장과 식민지 세력권 형성’을 특징으로 하는 제국주의의 토대 위에 수립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제국주의와 구별되는 근대 제국주의는 산업 혁명을 통한 자본주의 국가의 시장 확대 필요성, 19세기 유럽 강대국의 체제 위기라는 상황에서 생겨났고 유럽 열강의 식민지 정책을 통해 그 목적을 달성했다. 독일제국의 비스마르크는 해외에서의 식민지 획득과 세력권 확대를 통해 당시 유럽의 현상 유지 체제에 균열을 가하려 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아프리카에서 식민 정책을 펴면서 파쇼다에서 충돌했고 긴장 관계를 조성했다. 이러한 분쟁과 갈등은 1914년 사라예보에서 총성이 울렸을 때 결국 유럽 각국이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동맹 지도를 만들어냈고, 이 때문에 인류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커다란 규모의 세계대전을 겪어야 했다.
이 책은 근대 제국주의의 개념과 발생 배경, 각국의 정책 그리고 제국주의를 이해하는 각국의 서로 다른 시선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근대 제국주의의 이론과 현실을 이해하는 틀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과 함께 1차 세계대전의 원인과 책임이 유럽의 균형을 깨려 했던 독일과 독일의 고립에 몰두했던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강대국들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 자국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한 독일의 경우에는 제국주의가 사회 갈등의 외화, 중산층의 이해관계 등을 반영한 것이었고 제국주의 정책의 성격 또한 관제 제국주의, 대중 제국주의 정책을 띠고 있었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의 제국주의를 분석하는 데는 산업 자본의 시장 개척의 필요성, 아프리카 분할 정책 등에 대한 경제적ㆍ군사적 해석이 필요하다. 이 책은 유럽 열강과 미국,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을 살펴봄으로써 제국주의가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주며, 1차 세계대전의 원인에 대한 레닌주의 해석과 달리 전쟁의 원인이 ‘독일의 고립’과 그로 인한 독일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근대 제국주의는 종언을 고했지만 20세기에도 ‘식민지 없는 제국주의’는 계속되었고, 현재에도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 인구와 정치적ㆍ경제적 잠재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한 중국, 새로운 정치 체제를 수립한 유럽 연합 등이 세계의 패권을 놓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가 지역별로 통합 내지 연합 체제를 형성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이루어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오늘날, 패권 추구와 세력권 형성이라는 제국주의의 이론과 현실을 보여주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까지 모습을 바꾸어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제국주의의 본질을 이해하게 해줄 것이다.
목차
<제국주의>
1장 제국주의란 무엇인가
2장 제국주의 이론
3장 제국주의의 현실
4장 1차 세계대전의 원인과 책임 문제
글을 맺으며-제국주의의 전망
도움 받은 자료들
개념의 연표-제국주의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가 전공을 바꾸어 독일 근현대사를 공부했다.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러일 전쟁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칭다오 점령을 중심으로 한 독일 제국주의 정책 연구로 같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에 서울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제국주의를 강의했고 현재 명지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독일과 황해 ― 독일의 동아시아 정책 1897~1902년Deutschland und das Gelbe Meer. Die deutsche Weltpolitik in Ostasien 1897~1902》,《영웅 만들기》(공저) 등이 있다. 독일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서양사를 연구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근대사에 관심이 많다. 연구 과정에서 구한말 시기의 한독 관계사를 보여주는 고종의 밀서를 비롯해 많은 자료를 발굴했다.